Friday, April 16, 2010

밤이 맟도록 수고하였으나 (눅5:3-10)


모든 일에는 언제나 출발점이 있는 것처럼 진리 탐구에도 출발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진리 탐구에서는 시간이 출발점이 되기도 하고, 내놓을 만한 가정이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진리탐구의 시작점으로부터 성숙되어 가는 과정을 묵상하는 가운데 교훈을 받고자 합니다.

신약성경에는 열두사도들의 명단이 네군데에 나옵니다. 마태복음 10장, 마가복음 3장, 누가복음 6장, 그리고 사도행전 1장입니다. 이곳에 나오는 사도들의 명단들에서 맨처음 등장하는 이름은 언제나 베드로이고, 베드로는 열두제자 무리의 리더이면서 대변인 격으로 두드러진 역할을 담당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시몬 베드로의 직업은 원래 어부였습니다. 형제인 안드레와 함께 가버나움을 중심으로 한 어업을 가업으로 물려 받았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은 베드로인 시몬이 예수님의 공식적인 제자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상황입니다. 사실 오늘 이전에도 시몬은 예수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대화한 적도 있었고, 예수님을 따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었습니다.(마4:18-22, 막1:16-20) 예수님이 놀라운 기적을 행하시는 것도 보았고, 심지어 시몬의 가족이 예수님의 자비와 권능으로 혜택을 입은 적도 있었습니다.(4:38-41) 그런데도 지금까지 시몬이 보고 들은 예수님의 모든 것들은 나와는 별반 상관이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고기잡이로 잔뼈가 굵은 이 노련한 어부인 시몬이 고기를 한마리도 잡지 못한 때가 그 날이 처음은 아니 었을 텐데도 그날처럼 밤이 맟도록 수고하고, 빈 그물로 돌아 와 그물을 씻고 이제 빈 손으로 집에 돌아가야 하는 마당에 느끼게 되는 허전한 마음이 아마도 그 날 만큼은 특별하게 새로웠나 봅니다. 그래서 시몬은 말합니다.’밤 맟도록 수고를 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 수고하여 이미 잡은 고기가 많았는데도 예수의 말씀을 듣고 그물을 내렸겠습니까? 그 빈 그물이 앞으로 시몬을 베드로로 변화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면 누구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삽니다. 그러나 수고하며 애쓰는 삶을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지금의 자기 인식이 바로 신앙의 삶을 향한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내가 애쓰며 살았고, 그 결과 이만큼 지니고 살게 되었다는 자신감이 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내 목에 힘이 들어 가 사람들을 내려다 보는 한 아직도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보기에는 이릅니다. 한시라도 빨리 “밤이 맟도록 수고하였으되 얻은 것이 없다”고 올바르게 내 자신의 현실을 인식해야 합니다.그리고 그것은 바로 축복의 시작점이 됩니다.

고기잡는 일과는 관계가 멀었던 예수님의 말대로 물에 씻어 정리했던 그물을 깊은데로 다시 내린 시몬은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를 에운 그물을 다른 어부들의 힘을 빌어 겨우 끌어 올릴 수 있었습니다. 눅5:5에서 예수를 “선생”으로 불렀던 시몬이 5:8에서는 예수를 “주”라고 부르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이사야가 하나님의 환상을 보았을 때 그는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사6:5)라고 한 것처럼 시몬은 지금 자신의 죄와 무가치성을 깨닫데 되었습니다. 시몬은 지금껏 사람들이 병에서 고침을 받는 것을 직접 목격하기도 하였고, 예수의 가르침을 들은 적도 있었지만 그것들은 모두 아직은 강건너 김첨지네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그날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를 잡게 하신 그 사건을 통해서 시몬은 예수에 대한 환상을 보는 것도 아니고, 예수에 대한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아니고,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시몬은 무릎 꿇고 엎드려 말합니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예수님의 정체성과 그로 인해 그 분 안에 계시는 거룩함을 깨달았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곧바로 회개하는 일입니다.. 회개는 무엇입니까? 회개는 생각이 변화하는 경험입니다. 지금까지의 나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는 대단한 존재인듯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존재에 대한 정체성을 깨닫는 순간 나는 죄인일 뿐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 이것이 바로 회개입니다.

시몬의 회개의 마음을 보신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일러 가라사대 무서워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하시니”(눅5:1)) 그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좇게 되었고, 시몬도 공식적인 예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올바른 자기 인식이 마라톤의 출발점에 서는 일이라면 회개는 바로 마라톤의 첫발을 내어 딛는것, 올바른 신앙생활의 시작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예수의 활동을 선지자의 활동이나 엘리야가 와서 활동하는 것으로 오해했습니다. 이 때 예수가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사람들이 내게 대해서 이러구러 말하는 것은 접어두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마16:13)) 이 질문에 단연 성질급한 베드로가 예수의 존재성에 대해 명답 중의 명답을 말했습니다. “시몬 베드로가 대답하여 가로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16:16)

그렇습니다. 예수를 믿되 예수를 무엇으로 알고 믿느냐는 것은 신앙의 문제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내 자신의 현실을 바로 인식하는 때가 진리탐구에 있어서 시간적 출발점이 된다면 이제 예수를 그리스도로, 그리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다는 것은 진리탐구를 위한 올바른 가정과 전제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인 그리스도인것을 입술로 고백한 자는 새로운 존재로 거듭납니다. 이를 두고 바울은 고후5:17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 거듭난 새로운 존재입니다. 그리스도와 영적인 교제를 갖게 되므로 인하여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로운 창조행위가 일어나 새로운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육의 몸을 입고 동일한 육의 세계를 살므로 언제나 육체의 욕망과 죄에 굴복당 할 가능성을 안고 살아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리는 그리스도와 그 세계에 대하여 새로운 관계 속에서 살게 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그리스도를 핍박하였으나 이제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었고, 과거에는 유대인과 이방인의 차이를 인정했으나 지금은 오직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되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난 존재가 나아가야 할 곳이 어디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엡4:13이 말씀하십니다. “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까지 이르리니” 믿는 이들의 최종 목적지는 예수그리스도를 온전히 닮는 것입니다. 영적으로 유년기를 벗어나 영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자라가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안에, 그리고 믿는 이들의 공동체인 교회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속성과 능력을 채워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무것도 아니었던 한 인간, 고기잡이 베드로가 예수를 믿고, 그의 제자가 되어 그의 믿음을 완성시켜 나아갔던 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은 바로 우리들이 지금 걸어 가고 있고, 또 앞으로도 걸어 가야 할 길입니다.

이제 말씀을 정리합니다.
우리는 모두 다 밤이 맟도록 수고하고 이 자리에 있습니다. 모두 다 우리의 손을 들여다 보십시다. 그 손으로 지금껏 무엇을 이루었습니까? 밤이 맟도록, 이 나이가 들도록 수고하고 애썼는데 무엇이 우리 손 안에 남아있습니까? 허망할 뿐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세상 인생이 헛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믿는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소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새로운 피조물로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세상은 우리가 밤이 맟도록 수고한 우리 손에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아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충만을 약속하십니다. 이 땅에서도 충만된 삶을 살게 하시고, 저 세상에서는 더욱 확실하게 만물이 통일된 세상을 살게 하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 증표가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날마다 성령님을 바라보고 살고 말씀을 붙들고 살 수 있으니 그저 감사 할 뿐입니다. 다만 지금 나의 존재론적 현실을 올바로 깨닫는 그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다시한번 나를 올바로 깨닫는 귀한 은혜가 이 아침에 있으시기를 소원합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사랑의 주님 오늘도 먼저 예배드리는 시간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지금껏 내 손으로 무언가를 이루며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이룬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빈마음이 바로 나로 하여금 은혜 받기에 합당한 시간이 되는 줄을 믿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사는 것이 참으로 버겁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여 주심으로 인하여 큰 힘을 얻어 승리하는 삶을 사는 오늘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믿사옵고,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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