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February 11, 2010

그것은 본능이었습니다

남가주에 오랜만에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고와 그에 따른 어려움이 있었지만 몇년 계속된 가뭄에는 큰 도움이 되었을겁니다.
유년부 아이들이 놀던 모래판에도 많은 비가 오니 작은 웅덩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그곳도 좋은 놀이터가 되어 의자들을 드믄 드믄 놓고 징검다리 건너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즐겁습니다.
월요일이면 교회 뜰 안도 고즈녁해 집니다. 어디서 날아 왔는지 멧비둘기 두어 마리가 물에서 퐁당퐁당 멱을 감습니다. 까치대신 미국에서 흔히 보는 까마귀도 풍덩 목욕을 합니다. 날아가던 오리도 잠시 들러 첨벙, 한가히 물놀이를 하다 갑니다.
늘상 물이 고여있던 웅덩이도 아니고 많은 비가 많이 온 까닭으로 잠시 생겨 났다 이제 햇빛과 햇볕이 며칠만 계속되면 다시금 바짝 말라버릴 모래판인데도 이 비둘기나 까마귀, 그리고 지나던 오리들은 이곳에 물이 고인 것을 어찌 알았을까요? 신기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본능으로 밖에 답을 구할 길이 없습니다.
바쁘게 살 때는 몰라도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니 가끔은 고향 생각이 납니다. 그것이 우리네들의 귀소 본능이 아닐까 합니다. 아무리 척박한 세상을 살아도 하나님을 찾는 종교의 씨앗이 우리들 마음에는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큰 일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아이구 하나님’을 찾게 되는 거구요.
믿는 우리들은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를 찾아 주셔서 강권적으로 마음에 감추어진 종교성을 일깨우시고, 하나님을 우리의 영적인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한 것이지요.
웅덩이에서 퐁당거리는 오리를 보는 일이 참으로 한가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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